사람들은 모두 무언가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있다. 자신의 일. 자신의 학력. 자신의 능력. 가족. 재력. 친구. 지식. 등등등...무언가에 기대지 않고는 살아가기 어려운 것이 인생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기댈 것을 쌓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노력한다고 그게 다 쌓이는 건 아니긴 하지만. "고경헌 어디가?" 같은 반의 친구인 박성현이 묻는다. "...동아리." ...
"흐흐흠...흐흠~"묘한 콧노래 소리에 눈이 떠졌다.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7시 20분. 첫 알람이 울리기 자그마치 10분이나 전이었다. 대체 다른 사람의 소리에 아침에 깨 본 게 얼마 만이더라. 그 상쾌함이 기분 나빴다. 특히 어젯밤을 생각하면.자세히 귀를 기울여보니, 소리는 콧소리 만이 아니었다. 무언가 끓고 있는 소리. 도마를 두드리는 칼의 소리. 흐르...
"너 진짜 괜찮아?""괜찮다니까. 너 스케줄 있다며. 브이앱할 시간 아냐?""기습! 다은의 어릴 적 친구 방문! 같은 테마로 브이앱이면 괜찮지 않을까?""나 학교 자퇴하게 하려고 작정했어? 여기서 더 입방아에 오르라고?""아 왜~ 멤버들도 너 궁금하대.""뭐? 너 걔네한테 뭔 얘기를 한거야?""아, 아니, 너희 엄마 얘기는 당연히 안 했거든? 그냥 내가 통...
"오디션 보느라 수고했어요. 이번 주말 내로 연락 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낭랑한 목소리와 아리따운 동작. 마지막 순간에도 흠잡을 데 하나 없는 인사까지. 무서울 정도로 보기 좋은 한 명의 소녀가 연습실을 떠나갔다. "와, 대박. 완전 예뻐." "입 좀 다물어라…" 무서워하는 건 나 뿐인 거 같지만. 내 옆의 시원이는 함박 웃음을 지은 채 방금의 ...
개학식이 끝난 교실. 학생들은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공책을 펴 놓고 예습을 하는 학생,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는 학생, 그 게임을 옆에서 보고 있는 학생 등등. 정지운 역시 공책을 펴 놓고 혼자 끄적끄적 거리고 있었고, 그 모습을 주위 학생들은 다소 신기하게 쳐다봤다. "1루 나…2루 최지석…외야수 조해영...흐음…포수는 현수 시킨다 치...
"자, 배치표 잘 보고 자기 자리로-" ""네-"" 교사의 말에 학생들은 입학식 준비가 한창인 강당 속으로 하나하나 흩어져 자리를 찾아갔다. "대체 어떻게 찾아가라는 거야…" 물론 다들 그렇게 능숙한 것은 아니었다. 전유한은 사람이 빼곡히 들어찬 강당을 쳐다봤다. 야구장에서 좌석 찾는 건 자리 번호라도 있지, 대체 여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자리를 찾는건지. ...
"파울!" 타석의 전유한은 저린 손을 방망이에서 떼고는 털듯이 흔들었다. 몇 번 쥐락펴락하고 나서야 손가락 끝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전유한은 웃으며 다시 한번 배트를 들고 자세를 취했다. 장갑이 없는, 맨손의 굳은 살에 그립이 감기는 것을 즐기며. "유한아 파이팅!" "세게 휘둘러! 세게!" "홈런이다! 홈런!" 이 인간들이 자기...
"네, 네...알아요. 선배도 잘 있어요." 서민건은 전화기를 닫고 밤하늘을 봤다. 여기가 어디랬더라. 가평이었나. 별은 참 많이 보였다. 그만큼 시골이란 느낌이 들어,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할아버지랑 동생들은 어떻게 있으려나. 야구를 이렇게 오랫동안 안 하고 있는게 얼마만인지, 가만히 있는 게 불안할 정도였다. 다행히 수건이랑 글러브는 들고 와서 섀도우...
"끄으으으응으음…" 윤재영은 고민에 가득 찬 탄식 소리를 쥐어짜냈다. 자신의 앞에 놓인 종이 뭉치는 그야말로 뚫어져라 봐도 별로 명쾌한 해답을 내놓을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이 전력분석실에 혼자 앉아서 고민한지 몇 시간이 지나, 이제는 의지마저 꺾이려고 했다. 도대체 왜 권재호 선배가 자신에게 이 기록지를 살펴보라 한 건지 윤재영으로써는 도저히 알 수 없었...
우리 학교에서 무대예술을 하는 동아리는 두 곳이 있다. 하나는 내가 속한 연극부인 테스피안(Thespian).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좋게 말하면 고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고리타분한 성격의 동아리이다. 나름 우리 학교에서 이 업계로 진출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 동아리 출신이고, 꾸준히 대회에 나가 상도 타와서 이름값도 있으나 최근엔 그 이름값 빼고는 별 게...
"히끅-" "누나?" "응? 왜?" "방금…" "아닌데." "전 아무 말도…" "아니라고." "넵." 옆의 한나 누나는 장난스러운 건지 단호한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가차없이 내 말을 자른다. 난 그런 누나를 웃으면서 쳐다볼 수 밖에 없다. 이런 대화도 평소 같으면 사람들이 놀려서 무난히 못 할텐데, 오늘은 운이 따라서인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
"어, 진서야…" 날 불러 세우려던 사람들은 이내 입을 닫는다. 잘 생각했어요. 아무리 깊게 심호흡을 하고 참아보려 해도 진정 되지 않으니까. 논리적으로 생각하려면 얼마든지 납득할 수 있는 일인데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까. 심장 소리에 맞춰 발걸음은 점점 빨라진다. 땅을 딛는게 아니라 밟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그렇게 뛰다시피 해서 도착한 장소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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