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헌쓰." 교실에서 친구들이랑 떠들고 있었더니 박하은이 불렀다. "응? 왜." "나 부탁 하나만. 아, 근데 화내지 말고." "...뭔데?" 듣기만 해도 불안감이 목덜미 뒤쪽을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거 같았는데. "진서 좀 빌려줘." 예상 외의 건이었고, 딱 들어서 그렇게 불안한 얘기도 아니었다. "빌려달라고? 이진서를?" "음...그러니까 그게." 박하은...
"어, 그건 뭐에요 선배?" 서지수는 혼자 무언가를 적고 있는 신성준을 보며 물었다. "응? 아...비밀? 곧 알게 되겠지만. 후후." 신성준은 그리고는 과장스럽게 자신 앞의 공책을 숨기며 서지수가 보라는듯, 몰래 글씨를 쓰는 척을 했다. "아, 그렇게 궁금하지는 않아요." 그런 신성준을 본 서지수는, 상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큭. 지수는 독설도 발전속...
[지하 1층으로 와서 급식실 지나치고 다목적실 있는 복도로. 거기서 왼쪽으로 꺾은 다음에 어두운 통로로 들어오면 돼.] [못 찾겠으면 연락해.] 김민수는 핸드폰을 뚫어져라 보고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한번도 오지 않은 교사 지하의 저편. 본인이 보내준 문자대로 임화연이 있는 장소를 찾으려 했으나, 처음 와본 곳이다 보니 쉽지가 않았다. "…제...
[그만하시죠.] 서지수는 그 날 밤, 차마 잠에 들 수 없었다. [얜 상관 없잖아요.] 너무 많은 게 변해버린 느낌이었다. 분명히 김민수는 김민수. 10년을 넘게 알고 지낸 단짝과도 같은 친구. [어쨌든. 그런 네가 좋다고.] 이 말은 또 왜 했을까. 서지수는 필사적으로 이불을 구타해봤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건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았다....
연극부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임화연의 설명을 들으며 간소한 무대를준비했다. 무대라고 해봤자 의자랑 책상 정도로 구현할 수 있는게 최대였지만, 그마저도지금의 서지수와 김민수에게는 굉장해 보였다. 왠지 터무니없는 거에 동의해버린 거 같은데. 김민수는 약간 후회하고 있던 찰나에. "아- 아. 학생들에게 안내 방송 드립니다. 이하의 학급은 지금 각...
"자. 그럼 먼저 온 신입 부원들에게 박수! 짝짝짝!" 따뜻한 박수소리가 교실 안에 울려퍼졌다. 이게 원래 동아리의 분위기인걸 깨닫고는 김민수와 서지수는 약간은 안심했다. "자, 그럼 한 번 자기 소개 들어보자. 누구부터 할래?" "제가..." "제가." 김민수는 손을 들고 말을 하려던 서지수를 가로막았다. 서지수는 약간은 놀란 표정으로 김민수를 쳐다봤다....
"엥?" "어라?" "야 네가 왜 여기 있어!" "그러는 너야말로!" "뭐야뭐야뭐야! 난 네가..." "나도 네가...." 둘은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냥 바보같이 서로를 보며 입만 뻥끗뻥끗하고 있었다. 그런 둘을 들었는지, 교실 안의 소란도 잦아들고 한 명씩 말하는 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서지수와 김민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움직이지는 않았다. 이 텅...
"지수야, 넌 무슨 부 할꺼야?" "응? 글쎄...뭐가 재미있을까.." "운동이나 할 겸 소프트볼이나 할래?" "아니야! 보컬부로 가자!" "우리 춤 동아리엔 네 실력이 필요해!" "자자자잠깐!!" 서지수는 순식간에 같은 반의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싸여 허우적대고 있었다. 익숙하다면 익숙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당할 때 마다 참 적응 안되는 경험이라고 서지수는 ...
"야, 그렇다고 진짜 얘기 안 할거야?" "응? 뭐?" "정말 얘기 안 할거냐고, 고민." "......" "에이, 왜 그래~너도 말 하고 싶잖아. 말 해봐." 김민수는 문호영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얘기해도 될까, 표정은 무덤덤해도 김민수의 머릿속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넌 여자에 관심을 언제 가지게 됬냐?"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연애하더라. 그보다,...
아직은 추운 봄날 아침. 김민수는 등굣길에 가만히 서있었다. 손이 차가웠는지 주머니에 넣었는데도 이따금씩 입김을 손에 후후 불며 추위를 이기려고 했다. 볼은 어느새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런 추위 속에서, 김민수는충혈된 눈으로 계속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할 뿐이었다. 김민수는 자신의 손목 시계를 봤다. 7:40. 결코 늦지 않은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
"아 진짜...신경 쓰여 죽겠네..." 김민수는 머리를 잡은채 혼자 책상에서 중얼거리는 중이었다. 하교를 알리는 종은 방금 울려퍼졌고, 학생들은 이미 일어서서 교실을 하나 둘 떠나고 있었다. 부담도 하나도 없는 학교의 첫 날이어서인지 유난히 분위기는 가볍고 시끌벅적했다. 평소엔 조용해서 눈에 띄지 않는 김민수도 오늘은 너무 주위와 분위기가 달라서인지 눈에 ...
그렇게 파란의 금요일을 보내고 그 다음주 월요일, 우리는 동아리실에 모여서 본격적으로 어떻게 신유정의 문제를 해결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단은 뭐, 아주 기초적인 질문이지만. 최근에 무슨 일 있었어?" 우리 학교의 학생들이 쓰는 능력은 얼핏 보면 아무렇게나 쓰는 것 같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불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던가.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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